미국에서 박사 졸업 -> 포닥 시작 경험담 > 유학경험담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새창에서 채팅하기
유학경험담

미국에서 박사 졸업 -> 포닥 시작 경험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각생 작성일12-09-23 08:42 조회27,972회 댓글11건

본문

다른 분들이 박사 후 취직하신 경험담을 올려주셨는데, 저는 여름에 박사 졸업 후, 가을부터 포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교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10년 전과 비교에서 교직은 매우 경쟁이 심한 편입니다. 요즘 미국의 신임 교수들은 2년 (혹은 그 이상)의 포닥 경력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어서, 올해 GIST에 Texas Austin을 나오고 포닥 경력을 가진 분이 임용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연구중심 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포닥이란?

참고로 포닥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데, postdoctoral associate 혹은 postdoctoral fellow가 일반적인 명칭입니다만, 그 밖에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associate은 포닥 지도교수의 연구비에서 월급을 받는 경우고, fellow는 교수가 아닌 다른 기관(미국 정부 혹은 대한민국 정부 등)에서 펀드를 받은 경우입니다. associate은 지도 교수의 프로젝트에서 실무를 담당하게 되고, fellow는 펀딩을 받을 때 제출했던 계획대로 본인의 연구를 진행하면 됩니다(지도 교수는 그냥 도움만 줄 뿐이죠).

흔히 박사까지 마치면 취직이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박사는 분야가 아주 좁게 특수화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집니다. 그리고, 그만큼 뛰어난 분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에서 CS 학과의 학생이 줄곧 줄어왔습니다. 그래서 교직의 수가 늘어나지 않았죠. 대신에 반대급부로 포닥의 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미국의 CRA라는 기관의 보고서에 잘 나와있습니다. 한국에도 CRA같은 곳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한국은 "연구 교수"제도가 있는데, 이름이 교수이지만, 사실 포닥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포닥은 말하자면 임시직(비정규직의 설움)이지만, 일단 졸업을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발목을 잡을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구요. 미국의 경우 월급이 대학원생보다는 확실히 많습니다. (프랑스는 포닥 월급이 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으로 포닥하러 온다네요.) 포닥을 박사를 졸업한 모교에서 하는 것이 좋은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학교와 분야에 따라서 다른 듯 합니다.) 저희 학교 CS학과의 경우에는 졸업생을 포닥으로 바로 채용한 걸 보지 못했습니다. (있다고 해도, 같은 교수와 계속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박사 지도교수님 제자들은 다 다른 학교 포닥이나 회사로 갔고, 채용한 포닥도 다 다른 학교에서 왔습니다. 박사 지도 교수님은 아이디어의 교환 차원에서 그렇게 하신답니다.

* 참고로 제 분야와 졸업생들의 진로

저의 전공 분야는 넓게 computational logic (계산 논리) + formal methods (정형 기법)입니다. 프로그래밍언어 분야와 맞닿아 있고, 논리적 추론 알고리즘 개발 및 소프트웨어 검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졸업한 CS학과는 US News 순위로 50위 수준입니다만, 제 전공 분야에서는 좋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이기 때문에, 순위권의 모든 학교에서 연구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학과의 다른 부분을 고려해보면, 아쉬운 점도 많은 학교입니다. 저도 유학 오기 전부터 심하게는 20위 이하는 갈 의미가 없다는 글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맞는 좋은 교수님을 만난다면, 순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졸업한 학생들은 포닥으로 가거나 NASA 등으로 취직을 하였습니다. 탑 학교에서 포닥으로 한 달간 일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확실히 좋은 학교에는 똑똑한 학생 및 교수들이 더 많기는 합니다. 업무용 장비 지원이라든가 창업지원 기회도 많고, 좋은 학교 및 회사에서 설명회를 많이 개최하는 것을 보니, 기회의 격차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고려했던 회사들은 (학교를 제외하고) Microsoft Research, SRI, Galois, NASA Ames, Mathworks 정도 입니다. 더 많이 지원하고 싶어도 하는 곳이 많지 않거나, 미국 국민만 지원가능한 곳이 많았습니다. 예를들어 Rockwell Collins라는 항공기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곳에 가고 싶기는 했지만, 외국인은 좋은 자리에 갈 수 없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분야 중에서 하드웨어 검증을 하셨던 분든은 Intel, IBM, 삼성, Mentor, Cadence, Synopsys 등에 기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동료는 지난 여름에 Intel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구요. 안타깝지만, 국내에서는 어떤 회사가 소프트웨어 검증을 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국방 관련 기업이 있을텐데 말이지요.


* 박사과정 마지막 6개월

미국 대학은 취직이 중요한 졸업 요건이자 목표입니다. 실용주의적인 전통이죠. (유럽은 좀 다릅니다.) 사실, 졸업하고 직장이 없다면 졸업을 할 이유가 없기도 하구요. 그래서, 박사 과정 마지막 겨울은 구직활동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단, 미국에서 교직을 지원하다면 늦가을 부터 시작하게되죠. 저는 애초에 교직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포닥을 생각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박사생들은 졸업 논문을 50% 정도 갖추고 있게 됩니다. (comprehensive exam 혹은 thesis proposal의 요구사항) 그리고 구직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정신을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졸업 논문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인생과 경력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노력을 구직에 쏟아 부어도 충분할 수가 없습니다. 모두들 고통을 토로하는 부분이죠. 또, 빨리 구직에 성공할 수록, 졸업 논문에 집중할 시간이 많아지겠죠. 어쨌든, 시간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졸업 논문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갖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소한 미국에서는요. 반면, 영국은 졸업 논문 심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또한, 여름학기까지 혹은 초가을까지 졸업을 늦추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새 해 2월이 되면 학교에서는 신임 교수 후보들의 인터뷰를 반 이상 진행한 상태가 되고, 펀드가 있는 교수들은 포닥을 뽑는 공고를 내기 시작합니다. 좋은 학교이거나 유명한 교수일 수록 좀 더 빨리 공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구요. 교수와 달리 포닥은 다양한 시점에 공고가 나옵니다. 상대적으로 구직의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한국 교직은 지원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학교들은 지원 시점에 이미 졸업한 사람만 지원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일부 대학 예외. KAIST, GIST, UNIST 등) 따라서, 한국 학교는 이미 포닥을 하는 사람만 지원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한국 학교들의 채용 공고는 모두 하이브레인(hibrain.net)을 통해서 보게 됩니다만, 미국 및 유럽 학교들 공고는 CRA에서 CS학과만 따로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저희 분야에서는 Types mailing list가 있어서, 다른 곳은 딱히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곳을 안본 것은 아니죠. 일단 구직을 시작하면, 공고가 나오는 모든 곳에서 죽치고 있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Types 메일링 이외에는 영양가가 없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 포닥 지원 서류

포닥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Cover letter + CV + Research Statement + Reference Letters

Cover letter는 지원하는 곳마다 다르게 써서 왜 내가 좋은 후보인지 어필하는 것으로 1~2페이지 씁니다 (더 길어도 안 좋죠). 그리고 CV는 이력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CV의 형식은 자유롭기 때문에, 개성을 조금 불어 넣는 것도 괜찮으나, 무엇보다도 읽기 좋고 깔끔해야 겠죠. CV의 내용은 경력, 학력, 수상경력, 논문 목록, 기타 경력입니다. Research Statement도 자유 양식이고 2~3 페이지 정도로 자기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간략하게 기술하게 됩니다. 하지만, grant proposal처럼 자세할 필요는 없죠. (학교의 Writing center에서 구문 수정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reference letter(추천서)는 지도 교수를 포함하여 2~4명이 지원처로 보내주게 되죠. 요즘에는 다 이메일로 합니다. 심지어는 교직도 다 이메일로 지원합니다. (한국은 아직도 다 우편으로 보내라고 하는데, 매우 귀찮습니다. - 하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Reference를 4명이나 요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4명이나 부탁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름마다 인턴을 다녀야 하는 이유죠. 인턴했던 곳의 상사에게 부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은 2명이나 3명에게 letter를 요구합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인턴으로 일하던가, 여름에 같이 짧은 프로젝트를 (원격으로라도) 진행하면 매우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는 저도 잘 모르고요. 좋은 이야기들은 The Chronicle과 같은 사이트에 많이 나와있으니 생략합니다. 참고로, 교직을 지원할 때에는 위의 목록에서 Teaching statement가 추가되고, Research statement를 grant proposal 처럼 좀 더 상세하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 논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논문이죠. 분야마다, 적정한 수의 논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CS 안에서도 세부 분야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저희 분야로 예를 들자면, 아주 뛰어난 super star를 제외하면, 졸업 시 대개 A급 학회 논문 1편과 기타 B급 학회 또는 워크 논문 여려편을 갖추게 됩니다. (저와 제 포닥 경쟁자들을 보니 그렇더군요. 그들도 다들 다른 학교에서 포닥하고 있네요.) 박사 과정 중 매년 1~2편 정도의 논문을 내게 되는데, 저희 분야의 경우는 A급 논문을 1년에 두 개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졸업까지도 2편 이상은 흔치 않습니다. (조금 도와주고 마지막 저자로 들어간 경우는 제외하구요.) 미국은 질적 평가가 중요합니다. 한국도 바뀌고 있구요. 그리고 미국 교수들은 저널 논문은 잘 쓰지 않습니다. 이건 CS 학과 특성인데, 이것도 논란의 주제입니다. 원래 미국도 저널 논문으로 교수들을 평가했었으나, CS 교수들이 싸워서 학회 논문을 주로 인정하도록 바뀌었다고 합니다. A급 CS 국제 학회는 논문 발표가 매우 까다롭고, 중요한 논문은 다 학회에서 발표됩니다. 저널이란 나이 많은 교수가 지난 연구 결과를 정리할 때, 쓰는 것 쯤으로 생각하죠. (반면, 국내 학회는 매우 쉽죠. 그래서, 국내에서 학회 논문을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미국 CS 박사들이 국내 학교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SCI에서 색인되는 "저널" 논문만 크게 인정해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직 논문 숫자도 중요.) 그래서, 저는 교수님 졸라서 SCI 저널 논문 하나 발표했습니다. 포닥 지도교수도 저널 논문 발표에는 난색을 표하더군요. 중국도 한국과 사정은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부 유럽 교수들도 같은 주제로 저널 논문을 여러편 쓰는 것으로 보아 그 쪽도 비슷한 모양입니다.

* 지원 학교의 수

제 주변의 포닥들은 20곳 이상의 학교에 지원을 했더군요. 일단, 서류가 준비되면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니까요. 저는 10곳 정도만 지원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살 수 있는 곳을 고려하다 보니 비영어권 국가에 지원을 못 했던 이유도 있습니다. 불안해서 국내외 회사에 지원을 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다행히 몇몇 미국 학교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습니다.

(쓰다보니 힘드네요. 인터뷰 이야기와 박사과정 이야기는 다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의 역순으로 기억해가면서 써볼 생각입니다. 제가 박사 전에 다른 학교에서 석사를 했습니다. 당시에 같은 아이디로 어드미션 포스팅 했었는데, 드디어 경험담을 쓰게 되었군요.)
추천 0

댓글목록

csuhak님의 댓글

csuhak 작성일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지각생님의 댓글

지각생 작성일

  참고로 얼마전에 삼성전자 취업설명회에 갔었는데, 물어보니까 두 개 팀이 서부/동부 나누어서 10개 학교씩 채용 설명회를 간다고 하더군요. 상위 20위 대학들이 취업 정보의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msr님의 댓글

msr 작성일

  구체적이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지각생님도 좋은 job 구하시길^^

SMS님의 댓글

SMS 작성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질문님의 댓글

질문 작성일

  지각생님 미국에서 갓 박사를 시작한 학생입니다. formal method에 관해 질문이 있는데 이메일을 여쭤보아도될까요?

지각생님의 댓글

지각생 작성일

  가입했습니다. 쪽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가급적 개인적으로 하지 않고 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늦깎이님의 댓글

늦깎이 작성일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박사과정 이야기도 많이 기다려 지네요~ 저도 지금 석사 중인데 박사 지원 계획중이거든요~ 감사합니다!^^/

지각생님의 댓글

지각생 작성일

  처음 쓸때는 한가했었는데, 갑자기 너무 바빠져서 글 쓸 시간이 없네요. 1월 중에 시간이 나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리신다니 꼭 써야겠네요.

지각생님의 댓글

지각생 작성일

  Types 메일링 가입주소: <a href=http://lists.seas.upenn.edu/mailman/listinfo/types-announce target=_blank>http://lists.seas.upenn.edu/mailman/listinfo/types-announce</a>

지각생님의 댓글

지각생 작성일

  미국에서 포닥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기사입니다. <a href=http://cacm.acm.org/magazines/2013/2/160156-the-explosive-growth-of-postdocs-in-computer-science/fulltext target=_blank>http://cacm.acm.org/magazines/2013/2/160156-the-explosive-growth-of-postdocs-in-computer-science/fulltext</a>

끼룩님의 댓글

끼룩 작성일

저널에 관한 부분은 공감못하겠네요. 저널도 쉬운 저널이 있고 어려운 저널이 있듯이..... 국제학회도 어려운 국제학회가 있고 쉬운 국제 학회가 있다고 보는데요.....
저널과 학회를 뭐가 더 우수하다 보는것은 애매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저는 논문 편하게 투고하려고 국제학회에 논문을 투고한적이 많았어요. 저는 저널이 더 꼼꼼히 보고 리젝을 잘하는 반면 학회는 반대라고 생각해서


접속자집계

오늘
107
어제
104
최대
442
전체
320,085
Copyright © 2000-2015. csuhak.info.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